이와이 슌지 감독의 대표적인 작품은 바로
러브레터입니다.
1998년 처음으로 일본 문화가 개방되고나서
5번째로 국내 상영된 일본 영화인데,
지금까지 꾸준하게 재개봉을 하며,
국내 매니아들을 양산해내고 있는데요
한국에서 리메이크가 된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이야기는 들려오고 있지 않아요.
러브레터는 특히나 우리나라에서
일본영화 중 가장 사랑받고있는 영화인데요
그 이유를 알아보면 좋을것 같아요.
러브레터가 일본에서는
큰 흥행을 기록하지 못한 작품입니다.
의외지요
일본에서는 이와이 슌지 감독이
당시 30대의 신인을 막 벗어난 감독으로
멜로영화라는 장르적 특성상 한계가
있던건 아니었나 싶어요.
물론 작품성은 인정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구요.
오겡키데스카, 아타시와 겡키데스~!
영화 러브레터에 가장 대표적인 명 대사입니다.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때
한국영화와는 결이 다르다는
특이하고 특별한 느낌을 받았던 장면이었습니다.
여러 패러디들도 양산되었던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이었죠.
극중 히로코는
산장 밖에 설원에서 마지막 인사를 남기는데,
특이한건
아파서 누워있던 이츠키(여)에게
오버랩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영화적 장치였던거 같은데,
히로코의 남자인 이츠키(남)가
과거의 이츠키로 돌아가며,
사랑과 추억이 옮겨간다는 효과를
나타낸건 아니었을까요?
이츠키(여)는 이츠키(남)을 좋아했던 걸까?
이 영화는
2명의 이츠키가 나옵니다.
남자 이츠키와 여자 이츠키
영화에서는
한번도 여자 이츠키가 남자이츠키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장면이
나오지 않아요.
되려 남자 이츠키가 여자 이츠키를
괴롭히는 장면만 나오는데,
과연,
이츠키(여)는 이츠키(남)를 좋아했던걸까요?
구체적인 장면이 나온건 아니지만
충분히 유추해볼수 있습니다.
1) 커튼 뒤 이츠키(남) 사라지는 장면
2)친구인 오이카와 사나에를
소개시켜주며 툴툴거리며 성질내는 장면
3)이츠키(남)을 몰래
바라보다 모른채 하는 장면
4)자전거를 타고가다 종이백을 뒤집어 씌우는 장면
에서 나오는 이츠키(여)의 툴툴거리는 표정,
(영화를 다시보면,
좋아하는 사람에게 심술이나
삐진 표정임을 알수 있습니다.)
5)전학간 이츠키(남)의 책상위에
올려진 국화병을 박살내는 장면
등등,
여러 장면이 있습니다.
이중 5번이 가장 직접적인 마음이
드러났던 장면이 아닌가 싶네요.
아!
마지막 만남 장면에서도 있습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책을
전해주는 장면입니다.
이츠키(남)를 배웅하며 환히 웃으며
책을 끌어안은 모습입니다.
사실 이장면은
극중에서 이츠키(여)가
이츠키(남)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웃는 장면입니다.
이츠키(여)의 마음에
사랑의 감성이 싹트고 있음을
암시하는 장면이라 볼수 있습니다.
이런 모습 하나하나가 풋풋한
어린 첫사랑의 감성을
잘 드러낸 장면이 아니었다 싶네요.
오역이 빚어낸 최고의 감동
영화 러브레터는
우리나라에서 개봉당시
마지막 엔딩장면에서
느껴진 그 감동을
기억하고 알고 계신분들이
많으실텐데요
"가슴이 아파서 이 편지는 보내지 못하겠습니다."
라는 독백이 기억나시나요?
그 대사는 실제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너무나도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기며,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 대사였지만,
실제로는 오역이었다고 합니다.
제대로 번역했다면,
"민망해서 이 편지는 보내지 못하겠습니다."
원문 ) やっぱりてれくさくてこの手紙は出せません
였다고 하죠.
이 영화의 정체성이 단 한문장으로
달라질수 있었던 건데,
오히려 오역으로 빚어낸 최고의 감동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